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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마의 문화 리뷰/책 리뷰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by 긍 마 2019. 12. 17.

 

 

요즘 사람들을 만나거나, 방송을 보면 

 

자기 자신을 너무 과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너무 돈이 많다거나, 너무 잘 된다거나

반대로 너무 힘들다거나 하는 등등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인정하고 드러내지 못하고 스스로를 왜곡한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는 '맑음'의 상태이거나 '폭풍'이어야만 하는 듯이..

 

우리의 삶은 그것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음에도 말이다.

 

사실 나의 '흐림'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것이 자신의 삶을 지탱해 온 요소라 이야기한다.

 

 

그는 주변의 '흐림'의 상태에 대해서도 자세히 관찰한다

 

잠자리에서도, 우체통에서도, 립스틱에서도

 

일상의 모든 것들을 진지하게 탐색한다.

 

그리고는 

 

'흐림'의 상태에 있는 

 

"그대에게 달려가

편지를 한 통 넣어주고 싶"어 한다(<그대에게>)

 

 

모든 존재는 흐림과 맑음이 공존하며

흐림이라는 것은 받아들여야 할 한 부분이다.

 

나의 흐림을 외면하고 맑음으로 혹은 폭풍우로 위장하지 말고

흐린 날은 있는 그대로 흐림을 받아들이자.

 

우리는 모두 

"쨍한 햇볕에 나를 말리고

오늘 흐린 날씨에 젖어버"릴 수 있으니까(<흐림>)

 

오늘 그의 시를 통해

흐림을 고요히 받아들이며

 

여러분도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국내도서
저자 : 배연수
출판 : 시인동네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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