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갔더니 시간이 맞는 영화가 "극한직업"과
"증인"뿐이었다.
극한직업은 이미 봤으니,
어쩔 수 없이(?) 증인을 선택했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참 귀여운 김향기 양이 나오는구나 정도로 영화관에 앉았다.
김향기 양은 소설 원작인 '우아한 거짓말'에서 천지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서 기대가 되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위해 보니, 감독도 우아한 거짓말의 감독이었다.)
아무튼 영화는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었으나, 몰입감이 있었다.
인물들의 경우 사실 설정부터가 결말이 예측되었기 때문에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사건 자체가 무엇이 진실이지? 라는 다소의 호기심으로 이어져 재미있게 보았다.
정우성이 맡은 순호의 경우는 사실 그냥 선한 역할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이었으나, 아버지의 빚 등으로 대형 로펌에 들어가고
적당히 때를 묻히면 사회적 성공이 보장되나, 결국 정의를 택하는 뭐 다소 뻔한 역할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정우성 씨의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향기 양이 맡은 지우(자폐역할 아이)가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 대사가 가슴에 남는다.
"엄마는 항상 화난 표정인데 나를 사랑하고, 친구는 웃는 표정인데 나를 이상하게 본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을 잘 캐치할 수 없는 향기를 위해 엄마는 표정 사진을 찍어 감정을 익히게 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라는 책이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향기는 이해할 수 없다. 실제 표정과 자신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므로..
결국 우리 역시도 마찬가지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결국 정의로운 순호는 정의를 택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순호의 선택은 과연 옳은가?이다
변호사는 자신이 변호를 맡은 의뢰인의 비밀을 준수할 필요가 있고
그를 돕기 위해 노력을 다할 의무가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순호의 경우 자신이 1차 법정에서 향기에게 정신병자라고 말해 상처를 준 것을 계기로
향기에게 집중하게 되고, 결국 범죄사실을 발견하고, 의뢰인이 범죄를 실토하도록 한다.
물론 순호의 행동은 정의롭다. 진정한 범죄자를 벌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변호사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고, 결국 변호인을 그만두게 되었다.
개인의 생활적인 부분의 문제 등은 차치하더라도, 결국 변호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1차 공판이 끝나고 지우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묻고 정우성은 자신을 반성한다.
상고심에서 범죄 사실을 실토하고,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지우는 마지막 장면에서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다.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 정의인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의인가?
정의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은 필연적인가?
다소 영화의 주제와는 동떨어진 생각을 해보았다.
결론은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으며
향기 양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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